예수님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번민하고 고민하며 하나님의 길을 더듬어 나아가셨던 분입니다.
바리새파 사람들과 논쟁하고 같은 민족인 유대사람들에게 시달리다 지친 예수님 앞에 이방여성이 나타나 딸의 치유를 애원합니다.
예수님의 말씀은 차갑고 싸늘합니다.
자신이 해야 할 우선 순위가 무엇인지 냉정하게 말합니다.
시리아 페니키아 여성은 예수님의 모멸적인 말씀에 대응하지 않습니다.
화를 내기는커녕 지혜롭게 대답하며 대화를 이어갑니다.
스스로 개요, 부스러기를 얻어먹어 마땅한 존재임을 시인하면서 예수님을 주님이라고 부른 최초의 사람이 됩니다.
그리고 예수님이 가셔야 할 그 길을 보여줍니다.
예수님의 발걸음은 이제 이방 땅으로 향합니다.
이방 여성의 겸손하고도 당찬 대응에 예수님은 자신을 활짝 열었습니다.
그 여성의 주장이 전적으로 옳음을 시인하셨습니다.
마치 그러한 응수를 오랫동안 기다렸다는 듯이 우리 주님은 `당신의 말이 옳소'라고 인정하시면서, "돌아가십시오. 당신의 딸은 막 나았습니다"라고 축복을 해 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스스로 지셨음을 시인했습니다.
그는 패배하셨습니다.
예수님의 치유의 기적이 바로 그의 패배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그의 멋진 패배가 주님과 그 여성과 어린 딸을 새로운 구원의 길로 이끌었고 이방지역까지 구원의 복음이 닿게 됩니다.
그의 패배는 바로 복음이었습니다.
교회 안에서 서로 지는 지혜, 서로 지는 믿음, 서로 지는 사랑을 실천하겠습니다.
십자가 위에서 철저하게 패배하셨던 우리 주님처럼 내려놓음과 지는 것을 통해 주님의 길을 따라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