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감
성경말씀
광야에서 하룻길을 걸어 들어갔다. 어느 로뎀나무로 가서 그 아래에 앉았다. 그는 목숨을 거두어 가 달라고 했다. 이렇게 말했다. “이제 됐습니다, 여호와여, 내 목숨을 가져가 주세요. 내가 조상들보다 나을 건 아무것도 없으니까요.”
5그는 로뎀나무 아래에 누워 잠이 들었다. 그런데, 보라, 천사가 그를 건드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천사는 그에게 말했다. “일어나세요. 음식 좀 드세요.12지진이 있은 뒤에 불이 났다. 불속에 여호와는 계시지 않았다. 불이 난 다음 가느다랗게 속삭이는 소리가 들렸다. (열왕기상 19장 4-5, 12절)
묵상
수많은 현대인이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구약시대에도 우울증이 있었습니다.
바로 선지자 엘리야가 우울증을 앓았습니다.
그는 기도를 통해 가물었던 이스라엘 땅에 소낙비를 내리는 기적을 행하기도 했고, 우상을 섬기던 아합과 이세벨 여왕을 상대로 영적 전쟁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자연적인 죽음을 보지 않고 불말들이 모는 수레를 타고 승천한 인물이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위대한 선지자도 우울증에 시달렸습니다.
열왕기상 19장 4절은 엘리야가 얼마나 우울증에 시달렸는지를 보여줍니다.
로뎀나무 아래에서 하나님에게 목숨을 거두어 달라는 그의 모습은 불안하고 무기력해 보이기만 합니다.
이때 하나님께서 그에게 내리신 처방을 기억하십시오.
엘리야는 하나님의 천사가 전해 준 떡과 물을 마신 뒤 힘을 얻었습니다.
기력을 회복한 뒤 그는 가능한 한 사람들에게서 멀리 떨어진 호렙산으로 가서 깊은 침묵 가운데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 자신이 호렙산을 찾아온 이유를 고했습니다.
왜 우울증에 빠질 수밖에 없었는지, 왜 죽고 싶었는지 마음속 깊은 이야기들을 기도로 아뢰었던 것입니다.
하나님에게 터놓고 마음을 나눈 후에야 엘리야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습니다.
그의 우울증은 요란하고 거창한 것이 아니라 자기의 가장 깊은 곳에서 들리는 세미한 소리를 통해 치유되었습니다.
밖이 아니라 깊은 안으로부터, 세미한 음성으로부터 치유되었습니다.
그것은 우리의 영혼 깊은 곳에 숨어있던 영혼의 목소리였고, 깊은 심연을 치유하는 존재의 빛이었던 것입니다.
성경을 묵상하는 것과 하나님의 임재 안에서 갖는 침묵의 시간은 서로 가깝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를 침묵으로 이끌고 침묵은 하나님의 말씀에 주의를 기울이게 합니다.
침묵 가운데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 마음의 조용한 중심으로 꿰뚫고 들어옵니다.
말씀은 침묵으로 이어지고, 침묵은 말씀으로 이어집니다.
헨리 나우웬은 말합니다.
“말씀은 침묵 가운데 활력이 생겨나고, 침묵은 말씀에 대한 가장 심오한 반응입니다.”
사막교부와 함께하는 묵상
나는 한층 더 높은 것을 겨냥하기 위해 내 위치를 벗어나 본 적도 없고, 어둠 속으로 버려졌다고 해서 얼굴을 붉힌 적도 전연 없다. 내 유일한 생각은 이것이니, 나의 옛사람을 벗어던지게 해 달라고 주님께 기도하는 일일 뿐이다.
- 무명의 원로
기도
주님,
제 마음에 죽음의 그림자가 어른거릴 때,
생명의 떡과 쉼으로 치유하소서.
고요한 침묵의 광야로 인도하시고
세미한 음성으로 병든 마음을 치유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