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하나님의 법인가?
마태복음 12:11~12 “너희 가운데 어떤 사람에게 양 한 마리가 있었는데 그 양이 안식일에 구덩이에 빠졌다고 하자. 그럴 때에 그 양을 끌어내지 않을 사람이 있겠느냐? 사람이 양보다 얼마나 더 귀하냐? 그러므로 안식일에라도 착한 일을 하는 것은 법에 어긋나지 않는다.” (공동번역)
어느 날 우리 집 담벼락 밑에서 아기고양이 우는 소리가 났습니다. 어미는 보이지 않고, 여섯 마리나 되는 아기 고양이들은 하나같이 비쩍 말라있고 두 마리는 눈곱까지 끼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때부터 사료와 영양제를 챙겨주기 시작했고 지금은 건강하게 잘 크고 있습니다. 그런데 옆집 사는 분이 고양이에게 사료 주지 말라고 합니다. 사람 먹고 살 것도 없는데 ‘재수 없는 고양이 새끼’에게 왜 밥을 주냐고.
오늘 복음 말씀에서 예수님은 안식일에 왜 병자를 고쳐 주냐고 시비를 거는 사람들에게 ‘안식일에 양이 구덩이에 빠지면 구해주지 않을 거냐’하고 되묻습니다. 그러면서 ‘안식일에 착한 일을 하는 것은 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못 박으십니다. 안식일 법은 하나님께서 약자들을 위해 만들어 주신 법입니다. “너희와 너희 아들 딸, 남종 여종 뿐 아니라 가축이나 집 안에 머무는 식객이라도 일을 하지 못한다.”(출 20:10) 남종 여종, 그리고 가축은 주인의 명령에 따라 시키는 대로 일을 해야 하지만 이 안 식일만큼은 법적으로 쉴 수 있는 날이었고, 모두가 평등하게 쉼을 누릴 수 있기에 ‘거룩한 날’이 될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거룩한 하나님의 자녀’는 어때야 할까 생각하게 됩니다. 하나님의 손길이 아니면, 하나님의 사람들의 보살핌이 아니면 생존에 어려움을 겪는 수많은 존재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하나님의 마음으로 돌보는 것이 아닐까요? 신앙인이라면 버려진 동물과 부당하게 죽임 당하는 동물, 터전을 빼앗겨 죽을 수밖에 없는 동물에 대해 측은지심을 가지고 청지기의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동물들까지 쉬게 하시려고 안식일을 지정하셨다는 것은 당신의 피조물 모두를 똑같이 귀하게 여기심입니다. 옆집 아주머니에게 핀잔을 듣더라도 나는 길고양이에게 사료를 줄 것입니다. 착한 일을 하는 것은 법에 어긋나지 않으니까요.
● 묵상을 위한 질문
인간 중심적인 사고로 다른 피조물을 해치거나 혐오하는 일은 없었는지 돌아봅시다. 하나님께서 사람을 창조하시고 ‘다스려라’ 하신 말씀의 뜻은 무엇일까요?
● 한줄기도
주님, 인간의 이기심으로 삶이 위험에 처하거나 죽임 당한 동물들을 위로해주시고, 우리 인간들로 하여금 당신의 피조물을 온전히 지키는 청지기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는 지혜를 베풀어 주소서. 또는, 주님, 인간의 이기심으로 삶이 위험에 처하거나 죽임 당한 동물들을 위로해 주소서. 주님, 우리들이 당신의 피조물을 온전히 지키는 청지기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는 지혜를 베풀어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