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욕한인연합교회 성령강림주일 염웅 목사 설교
성령은 물처럼 낮은 곳으로 내려가신다.
그리하여 거기 낮은 자리에서 꿈틀거리고 있는 힘없는 자들을 발견하여 그들의 무릎에 새 힘을 주신다.
절망한 이에게 새 희망을 주시며 넘어져 있는 자를 일으키신다.
동시에 그분은 불꽃처럼 위로 올라가신다.
그리하여 거기 높은 자리에서 거들먹거리고 있는 자들을 쓰러뜨리신다.
막강한 자들의 무릎을 꺾으시고 교만한 자들의 콧대를 낮추신다.
그분은 미풍처럼 가늘게 모든 후미진 구석에 불어오신다.
숨어 있는 것들을 찾아 주시고 스스로 외로움의 벽에 갇혀 있는 자들에게 벗이 되어 주신다.
도무지 “성령의 은사”라는 것을 받지 못하여, 방언도 못하고 예언도 못하고 병도 못 고치고, 무슨 향내도 맡지 못하고, 돈도 못 벌고 하여 좌절해 있는 자에게 속삭여 주신다: “
내가 가장 좋은 것을 너에게 주마. 네 몸을 일으켜 그것으로 이웃을 사랑하여라. 그 힘을 너에게 주겠다. 사랑하는 힘을!” 그리하여 어느 날 갑자기 그는 일어나 방언 못하는 입으로 이웃의 아픔을 위로하고 예언 못하는 입으로 아름다운 자연을 노래하며 병 못 고치는 손으로 자유와 평화를 위한 투쟁의 깃발을 높이 들게 하신다. (이현주, 『한 송이 이름 없는 들꽃으로』, 종로서적, 213-21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