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이 상처를 입으심으로 / 염웅 목사
우리는 이제 예수와 함께 십자가를 향한 여정을 시작합니다.
십자가는 우리에게 이기적으로 사용된 권력의 실체를 마주하게 할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권력과 우리가 마주하는 권력자들을 신중히 되묻겠습니다.
십자가는 두려움에 굴복한 충성을 떠올리게 할 것입니다.
우리는 충성을 맹세하는 이들과 관여하지 않으려는 이들을 신중히 바라보겠습니다.
십자가는 만연한 불의와 마주하도록 우리를 부를 것입니다.
우리는 착취당하고 취약한 이들의 삶을 이해하려 마음을 열겠습니다.
희망과 믿음을 안고, 예수와 함께 십자가를 향해 걸어갑시다.
벳바게 언덕길에 밝은 태양이 따라오고
기드론 시내를 가로지르던 바람도 그날은 숲 뒤로 숨었다.
나귀 등에 앉은 젊은이는 영웅호걸들보다 늠름하고
그의 눈동자에는 구원의 열망이 가득하다.
종려 나뭇가지를 흔들며 군중들 호산나를 외칠 때
겉옷을 깔아 만든 융단을 밟는 나귀의 발걸음도 가볍다.
왕이나 왕은 아니요.
메시아지만 메시아가 아니요.
살기 위해서는 죽어야 하는 역설의 길을 걷는
나사렛 청년
이 땅에 무기를 제하고 전쟁하는 활을 끊으며
바다에서 바다 끝까지 다스리며
우주 끝까지 통치하실 그가
평화를 가득 안고 오신다.